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Douglas' Space

DARPA Oversight 프로그램 본문

Thinking Diary/DARPA Programs

DARPA Oversight 프로그램

똘키아빠 2025. 12. 11. 07:31

우주의 눈이 '스스로' 생각한다: DARPA Oversight 프로그램

최근 우주 방위 산업에서 작지만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BAE 시스템즈(BAE Systems)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으로부터 1,600만 달러(약 22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입니다.

금액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계약이 가리키는 기술의 방향성입니다. 바로 'Oversight(오버사이트)' 프로그램의 2단계(Phase 2) 진입입니다. 단순한 관측을 넘어, 위성 스스로 생각하고 추적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DARPA 'Oversight'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첩보 위성을 '우주에 떠 있는 고성능 카메라'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전의 양상은 달라졌습니다. 감시해야 할 지상 목표물은 너무 많고 빠르게 이동하는 반면, 위성은 궤도를 따라 계속 움직입니다.

Oversight 프로그램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자율적인 자산 관리(Autonomous Custody): 지상 운영요원의 개입 없이 위성 군집(Constellation)이 알아서 목표물을 계속 추적합니다.
  • 협업 능력: A위성이 시야에서 목표물을 놓치기 전에, B위성에게 "내가 보던 타겟이 그리로 간다, 네가 맡아"라고 인계(Hand-over)하는 기술입니다.
  • 엣지 컴퓨팅: 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내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위성 자체(On-board)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즉각적인 정보를 생성합니다.

핵심: 수천 개의 위성과 수천 개의 지상 목표물을 인간이 일일이 매칭할 수 없으므로, AI가 위성 간의 협업을 조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2. 히스토리: Phase 1에서 Phase 2로의 진화

이 프로그램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미 국방부의 '전영역 통합 지휘통제(JADC2)' 구상과 궤를 같이하며 단계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Phase 1: 가능성의 증명 (15개월)

BAE 시스템즈의 FAST Labs™는 지난 15개월 동안 Oversight 프로그램의 1단계를 수행했습니다.

  • 목표: 위성 군집을 활용해 관심 대상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정의.
  • 성과: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위성 간의 협력 알고리즘을 테스트하고, 기존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으로 리소스(위성 카메라 등)를 배분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Phase 2: 실전적 복잡성 (현재 계약)

이번 1,600만 달러 계약은 바로 이 2단계를 위한 것입니다.

  • 목표: 1단계 기술을 대규모 위성 군집복잡한 시나리오에 적용하는 것.
  • 핵심 과제: 단순히 '가능하다'를 넘어, 실제 전장이나 복잡한 우주 환경에서 수천 개의 변수를 처리하며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 탑재화: 지상국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위성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합니다.

3. 왜 BAE 시스템즈인가? (기술적 차별점)

BAE 시스템즈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AIMdyn이라는 AI/수학 모델링 전문 기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접근 방식에는 몇 가지 중요한 기술적 차별점이 있습니다.

  1. 적응형 자율성 (Adaptive Autonomy): 상황이 바뀌면 위성들이 계획을 실시간으로 수정합니다. 구름이 끼거나 적의 방해 전파가 있어도 우회 경로를 찾거나 다른 센서를 가진 위성을 호출합니다.
  2. 온보드 프로세싱 (On-board Processing): 위성에서 찍은 고용량 영상을 지상으로 다 보내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Oversight 기술이 적용된 위성은 우주에서 영상을 분석한 뒤, **"좌표 X, Y에 트럭 이동 중"**이라는 텍스트 데이터만 지상으로 보냅니다. 의사결정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집니다.

4. 시사점: '모자이크 전(Mosaic Warfare)'의 실현

이번 계약은 단순히 BAE 시스템즈의 매출 증대를 넘어, 미래 국방 전략인 **'모자이크 전(Mosaic Warfare)'**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대하고 비싼 위성 하나가 모든 것을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작고 저렴한 위성 수백 개가 마치 모자이크 조각처럼 흩어져 있다가, 필요할 때마다 유기적으로 뭉쳐서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 DARPA의 Oversight 프로그램은 그 모자이크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디지털 접착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6년 이후, 이 기술이 실제 궤도상에서 실증된다면 우리는 '잠들지 않는 우주의 눈'을 진정으로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