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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PA의 승부수: '상온 핵융합'의 꿈, MARRS 프로젝트로 부활하나? 본문

Thinking Diary/DARPA Programs

DARPA의 승부수: '상온 핵융합'의 꿈, MARRS 프로젝트로 부활하나?

똘키아빠 2025. 12. 19. 07:41

과학계에서 오랫동안 '금기어'처럼 여겨졌던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상온 핵융합(Cold Fusion)'입니다. 1989년의 떠들썩했던 발표가 해프닝으로 끝난 뒤, 주류 과학계에서 이 분야는 사이비 과학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미친 과학자 집단'이라 불리는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이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었습니다. 바로 MARRS (Mechanisms for Amplification of fusion Reaction Rates in Solids) 프로그램입니다.

오늘은 DARPA가 왜 다시 이 '위험한 도박'에 뛰어들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성공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알아보겠습니다.


1. 거대 장치에서 고체 격자 속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핵융합(예: ITER, KSTAR)은 태양처럼 초고온(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 상태를 거대한 자기장 장치(토카막)에 가두는 방식입니다. 막대한 비용과 거대한 시설이 필요하죠.

(DARPA MARRS 프로그램의 개념도: 고체 격자 내에서의 핵융합 반 응 증폭)

 

하지만 DARPA의 MARRS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것은 '고체(Solids)'입니다.
이론적으로 금속의 원자 격자(Lattice) 구조 내에 수소 동위원소를 고밀도로 주입하면, 외부에서 거대한 에너지를 가하지 않아도(약 2,000 켈빈 이하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양자 역학적 효과에 의해 핵융합 반응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왜 지금인가? (Why Now?)

1989년의 실패 이후, 왜 하필 지금일까요? DARPA는 단순히 과거의 향수를 쫓는 것이 아닙니다.

  • 새로운 데이터: 2023년 이후, 여러 독립적인 연구팀들이 고체 내 핵융합 반응 속도가 기존 이론보다 무려 10^18배 (100경 배) 이상 높을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 측정 기술의 진보: 과거에는 미세한 열이나 중성자를 탐지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나노 수준의 정밀한 측정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져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DARPA는 "이제는 이 현상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우리가 얻게 될 미래: '주머니 속의 태양'

MARRS 프로그램이 성공하여 상용화된다면, 에너지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뀝니다.

  1. 초소형 발전기: 거대한 발전소 대신, 책상만 한 크기(kW~MW급)의 핵융합 발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2. 무한한 기동성: 전기차, 드론, 선박, 심지어 우주선까지 연료 걱정 없이 움직이는 에너지원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3. 분산형 에너지: 송전탑이 필요 없는, 각 가정이나 공장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세상이 옵니다.

4. 핵심은 '검증'

물론 회의적인 시선은 여전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에 '메커니즘(Mechanisms)'이 들어간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에너지가 나왔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고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기에 이런 반응이 가능한가?"를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해내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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